후커. 어제 후커를 봤다.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 몸을 파는 여자들.
나는 후커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함께 강을 건너던 아두가 저 여자는 100% 후커가 맞다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검정생머리를 가진 40대 여자였다. 땡땡이였는지, 큰 꽃무늬였는지 검정색과 흰색으로 된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고 무릎아래까지 오는 검정 레깅스를 신고 있었다. 신발은 굽이 낮은 샌들. 그리고 살구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눈 화장이 아주 진했던 걸로 기억한다. 속눈썹을 붙이고 있었던 것 같다.
주강을 따라 큰 클럽들이 있었다. 걷는 동안 10개 정도의 클럽을 본 것 같다. 그리고 줄지어 늘어선 택시들, 젊은 여자들 그리고 남자들. 거리에는 꽃을 파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원숭이 묘기를 보여주며 돈을 구걸하는 아저씨도 있었다. 아두는 한 아주머니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사더니 나에게 주었다. 벌써 두 번째 받는 장미꽃이다.
한강에 위너스 마리아가 둥둥 떠 있듯, 반쯤 강에 걸치고 있는 클럽이 하나 있었다. 아두 말로는 이곳에서 가장 크고 좋은 고급 호텔이라고 했다. 가드들이 입구에서 손님들의 물을 확인한다. 나같이 동양계 여자들은 차가 없으면 들어가지도 못한다. 동양계 남성들은 외제차 수준의 차가 꼭 있어야 한다. 외국인들에겐 그나마 덜 까다로운 편이다. 차가 있으면 좋겠지만 시계나 구두를 보고 들여보내준다고 한다. 그곳에 가면 중국의 부자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잘 나가는 회사도 아니고 월급이 세다던 정부건물도 아니고... 국제 컨퍼런스가 열리는 호텔도 아니고 클럽에서 중국을 이끄는 부자들을 다 만날 수 있다니.
그 클럽에서 있었던 일을 아두가 들려주었다. 아두는 중동에서 왔다. 어느 나라인지는 묻지 않았다. 그와 처음 만날 때 중동에서 온 사람들이 대여섯 있었는데, 서로 국적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다. 아마 분쟁도 많고 종교적인 이유도 있고 해서 서로 묻지않는 것 같았다.(중국에서 비지니스 하는데 국적이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는가!) 그래서 나도 묻지 않았다. 그는 그가 말하는 '마이 홈'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영국으로 대학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비자가 나오지 않았다. 그는 파일럿이 꿈이었는데 9.11 테러때문인지 비자는 물론이고 대학에서 입학허가도 내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과 싱가포르에서 대학, 석사, 박사를 마쳤다. 그리고 지금 중국에서 개인사업을 하며 미들이스트 뷔페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아! 클럽이야기를 하자. 아두가 그 클럽에 갔을 때 한 중국여성이 함께 춤을 추자고 했다. 아두는 함께 춤을 췄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그 여성이 따라와 춤을 추자고 한 차례 더 권했고 나쁘지 않았던 아두는 또 춤을 췄다. 아두가 집에 가려고 할 때, 그녀가 아두를 잡았다.
우리 집에 가지 않을래?
왜?
그냥, 커피나 한 잔 하자고.
오, 미안한데 나 커피 안 마셔.(아두는 술도 안마신다. 그가 좋아하는 건 핫-티)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어?
응?
오케이. 오늘 밤 내가 널 살게.
그녀는 아두를 원했던 것이다. 아두는 180cm의 키로 체격이 좋다, 그리고 잘생겼다. 그의 어머니가 블론드 헤어에 블루아이이다. 어머니를 많이 닮진 않았지만 짤게 깎은 머리에 큰 눈과 높은 코. 잘 생겼다. 내가 본 중동 남자들 중에서 가장 잘 생겼다. 이탈리아 남자같기도 하고. 호기심에 아두는 페이를 얼마나 할 거냐고 물었다.
그래? 얼마 줄 건데?
인민비(중국돈)으로 할래 달러로 할래?
달러가 좋지.
1000 달러 줄게. (헉. 난 입을 다물지 못했고)
1000달러? 장난쳐? 더 줘.
1500.
노
2000.
노노
여기가 내 마지막이야. 3000. 이게 싫으면 나도 너 싫어.
(나는 강물을 다 마실 듯 입을 따악 벌리고 있었다. 3000달러라니. 3000달러라니. 그걸 하룻밤에 쓰다니.) 물론 아두는 그 여자네 집에 가지 않았다. 아두도 역시 자신의 몸값?에 놀랐다고 한다. 아두는 그 여자가 자기에게 왜 그렇게 돈을 많이 쓰는지 궁금했다. 다른 친구들도 있었다. 아두와 친구들은 아두 동생의 람보르기니 차를 빌려타고 이 클럽에 놀러왔다. (아두 동생이 중국에서 왕손이라나 뭐라나) 아두의 질문에 그 여자가 한 마디 했다.
넌 털이 많잖아.
하하하하하.
아두는 속으로 '털이 많은 남자가 좋으면 원숭이랑 해라'라고 말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아두는 베이징올림픽 때 자원봉사를 했는데 한 중국 아이가 엄마한테 아두를 가리키며 "엄마 웬 원숭이가 있어"라고 했다고 한다. 물론 아두는 그 중국어를 다 알아들었다. 하지만 따지지는 않았다고 한다.)